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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

[창업 일기] 두 번의 값진 실패 경험

by ca.rrot 2022. 10. 18.

2019년 9월 ~ 2020년 10월 두 개의 프로젝트를 창업했습니다.

 

* 썸 타고 싶을 때 ‘썸그널’ - SNS 기반 비밀고백 서비스

* 라이브 쇼핑 ‘라브’ -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비록 두 프로젝트 모두 실패했지만 저한테는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고생은 고생대로 했지만 그만큼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를 떠올리며 당시에 왜 실패를 했는지 되짚어보고자 합니다.

라브 프로젝트 실패 원인

욕심내 많은 기능을 담으려다 늦어진 출시

처음 라이브 쇼핑앱을 기획했을 때 아이디어가 마구 샘솟았고 많은 기능을 담으려고 욕심냈습니다. 스트리밍 기능만 해도 정말 복잡한데 거기다 상품 자동 촬영 업로드 기능, 상품 재고관리 기능, 모델 등록 기능 등  많은 기능을 다 넣으려고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출시가 점점 미뤄지고 방향성을 잃어가고 지쳐갔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네이버, 카카오에서 라이브 커머스까지 출시되었고 결국 프로젝트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창업을 할 때 타이밍만큼 중요한 게 없다는 것, 빠른 시장 선점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가벼운 기능으로 빠르게 출시하고 고객 반응을 확인하면서 기능을 업데이트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썸그널 프로젝트 실패 원인

개발만 잘하면 될 거라는 착각

개발자 4명에서 창업을 시작했고 '개발을 잘해서 좋은 서비스를 만들면 사람들이 알아줄 거야!'라는 마음으로 개발에 매진했습니다. 자금이 부족해 기획, 디자인, 마케팅 모두 직접 진행했고 그 결과 다른 분야에 대해 부족하고 놓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막상 개발을 다해서 출시를 해보니 생각과는 다르게 사람들의 반응은 냉랭했고 열심히 한 개발 산출물이 아무 의미 없게 느껴졌습니다. 개발도 결국 비즈니스를 위한 도구일 뿐이라고 느꼈습니다. 좋은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잘 만든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많은 사용자를 보유한 가치 있는 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외에 창업하면서 느낀 점!

기획은 수도 없이 변경된다.

처음 기획을 했을 때는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생각했는데 막상 개발하다 보면 부족한 부분들이 보이고 다시 또 회의하고 기획을 다듬고 가 반복됐습니다. 또 개발하다 보면 ‘이게 최선의 기획, 디자인이었을까?’ 생각이 들고 그때마다 수정했습니다. 초기에는 기획이 많이 변경될 줄 모르고 무작정 개발을 시작했었는데 기획이 자주 업데이트되다 보니 코드가 점점 복잡해졌고 유지 보수도 힘들어졌습니다. 이때 고생한 이후로 기획 변경에 잘 대처하고 유지 보수를 잘할 수 있는 코드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시장은 냉정하다.

처음 앱 서비스를 출시하면 사용자가 당연히 많을 줄 알았고 사용자가 많아졌을 때 서버를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하며 행복한 상상을 펼쳤습니다. 그러나 오픈과 동시에 앱 다운로드 수가 늘어날 줄 알았는데 현실은 다운로드 0명... SNS로 마케팅하고 100명이 넘어가고 겨우겨우 실 사용자 600명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내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해도 다른 사람에게는 꼭 필요하지 않을 수 있고 설령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홍보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릅니다. 사용자는 냉정합니다.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지 않으면 앱을 다운로드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앱을 다운로드하더라도 살펴보고 바로 지우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예상치 못한 난관이 곳곳에서 발생한다.

이런저런 난관이 많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임팩트 있던 일은 iOS 출시 에피소드입니다. iOS 개발을 다하고 출시하려는데 예상치 못한 난관이 발생했습니다. 출시가 거부당했습니다. 정말 예상하지 못한 난관이었죠.. 거부 이유는 1. 앱 이름이 썸그널이였는데 하트시그널 방송콘텐츠와 유사, 2. 소개팅 앱이 포화시장이라 인지도 있지 않으면 받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려당했습니다. 검수자와 여러 번의 메일을 주고받은 후 서비스 인지도가 좀 증가하면 그때 가서 다시 얘기해 보자는 결론이 났습니다.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아찔합니다. 멘붕이 왔지만 빠르게 정신을 차리고 웹을 개발해서 먼저 출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먼저 안드로이드와 웹으로 사용자를 모으고  추후 ios를 출시하기로 했고 계획대로 사용자를 모은 후 재심사를 받았고 ios를 무사히 출시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난관이 곳곳에서 발생합니다. 난관이 발생했을 때 포기하지 않고 위기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법률 검토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은근 많다.

창업을 하면서 법률 검토를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처음 창업을 시작했을 때는 아이디어만 있고 구현만 하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현실로 부딪혀보니 개인정보, 약관, 정책 등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당시 사용자에게 문자를 보내는 기능이 있었는데 야간 문자 전송 제한이라고 해서 밤 9시부터 오전 8시까지는 문자를 보내면 안 되고 이때 보내려면 별도의 동의가 필요했습니다. 또 탈퇴나 휴먼 회원의 정보는 DB 테이블을 따로 분리해서 정보를 보관해야 했습니다. 그리고 위치 기능을 활용하려면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하는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첫 사용자의 감동은 짜릿하다.

내 아이디어를 실현한다는 건 마치 아주 높은 산을 등반하는 느낌과 비슷합니다. 과정은 고되고 힘들지만 정상에 올라갔을 때 성취감은 이뤄 말할 수 없습니다. 처음 내 서비스를 출시하고 첫 사용자가 생겼을 때의 감동은 지금도 뚜렷합니다.

 

팀원은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창업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을 물어본다면 '팀워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얼마나 잘 소통되고 서로를 신뢰하는지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 같이 서비스 기획을 하다 보니 의견이 서로 다를 때가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의견이 하나로 모아질 때까지 계속해서 회의를 했고 배려하고 서로를 신뢰하며 일을 했습니다. 같이 창업을 해준 소중한 팀원들이 있었기에 그만큼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었고 버틸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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